아이 사진을 올리는 일은 대개 나쁜 마음에서 시작되지 않습니다. 첫 등원 가방을 멘 뒷모습, 생일 케이크 앞에서 웃는 얼굴, 치아가 빠진 입으로 브이를 하는 순간. 부모는 그 장면을 붙잡고 싶고, 멀리 있는 가족에게도 보여주고 싶습니다. 문제는 휴대폰 앨범에 남긴 사진과 공개 계정에 올린 사진이 같은 기록이 아니라는 데 있습니다. 앨범 속 사진은 가족의 기억이지만, 온라인에 올라간 얼굴은 검색되고 저장되고 캡처되는 데이터가 됩니다. 부모가 자녀 사진을 온라인에 공유하는 일, 이른바 셰어런팅(sharenting)은 여기서 어려워집니다. 아이는 아직 그 차이를 설명할 수 없는데, 어른은 이미 업로드 버튼을 누른 뒤입니다.

우리가 흔히 놓치는 지점은 아이 사진이 단순한 사진이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이름표가 보이는 교복, 유치원 로고가 찍힌 가방, 집 앞 놀이터, 창밖 아파트 단지, 생일 케이크의 나이 초까지 모이면 아이의 생활 반경이 만들어집니다. 대한민국 정책브리핑은 아동·청소년의 온라인 게시물 문제를 다루며 이름, 생년월일, 전화번호, 주소나 사진처럼 특정 개인을 알아볼 수 있는 정보를 포함한 게시물을 언급했습니다. 사진 한 장은 별것 아닌 것 같지만, 여러 장이 쌓이면 아이가 직접 쓴 적 없는 자기소개서가 됩니다.

부모에게도 억울한 부분은 있습니다. 모든 공유가 과시도 아니고, 모든 업로드가 착취도 아닙니다. 육아는 고립되기 쉽고, 아이가 웃은 순간을 누군가 알아봐 주는 일은 하루를 버티게 합니다. 문제는 플랫폼이 이 감정을 너무 능숙하게 콘텐츠로 바꾼다는 데 있습니다. 귀여운 얼굴은 좋아요를 부르고, 좋아요는 더 자주 올리게 만들고, 어느새 아이의 성장 기록은 부모의 피드 톤과 팔로워 반응에 맞춰 편집됩니다. 사랑은 남아 있지만, 그 사랑이 자꾸 공개용 장면으로 정리됩니다.

더 어려운 질문은 아이가 자란 뒤에 옵니다. 부모에게는 “네가 귀여워서 올린 것”인 사진이, 아이에게는 친구들이 검색해 볼 수 있는 과거가 될 수 있습니다. 어른도 예전 싸이월드 사진이나 어릴 적 별명을 꺼내 보이면 민망해합니다. 그런데 아이에게는 그 민망함을 선택할 기회가 없었습니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2023년 4월 24일부터 아동·청소년 디지털 잊힐권리 시범사업을 실시했다고 밝힌 것도 같은 문제의식 위에 있습니다. 온라인에 남은 어린 시절은 추억이 아니라, 언젠가 지우고 싶은 흔적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니 답은 아이 사진을 절대 올리지 말자는 금지가 아닙니다. 최소한의 기준을 갖자는 쪽에 가깝습니다. 얼굴이 선명한 사진은 공개 계정보다 가족 채팅방에 두고, 학교·집·동선이 드러나는 배경은 잘라내고, 다른 아이가 함께 나온 사진은 올리지 않는 것. 아이가 말을 알아들을 나이가 되면 “이 사진 올려도 돼?”라고 묻는 습관을 들이는 것. 그리고 아이가 싫다고 하면 아쉬워도 멈추는 것. 부모가 남기고 싶은 사랑도 중요하지만, 아이가 나중에 지키고 싶은 얼굴도 중요합니다. 좋은 기록은 아이가 커서 부끄러워하지 않을 사진이 아니라, 아이가 커서도 자기 것이라고 느낄 수 있는 사진입니다.